제5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노미네이트!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티레지아가 감금당하고, 남자와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전반부의 이야기이고, 피를 흘린 채 숲속에 버려진 티레지아가 안나라는 어린 여자의 도움을 받아 회복하여 예지 능력을 보이는 것은 후반부의 이야기이다. 두 가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어떻게 하나로 이어질 수 있을까?

영화는 표면적으로 성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티레지아는 무척 긍정적인 캐릭터이다.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고, 자신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도 그렇다. 트랜스섹슈얼의 삶은 그녀의 선택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 타고 났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트랜스섹슈얼 자체의 삶이 어렵고 힘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고, 그렇지 않은 듯이 살려고 할 때, 삶은 더욱 힘들어지는것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길 원하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술이라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그건 왜곡된 수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한, 한 과정일 뿐인것이다. 이러한 영화적인 메시지는 예지 능력을 스스로에게서 발견한, 후반부의 티레지아의 모습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시력을 잃은 대신, 전에 없던 특별한 능력이 갑자기 생긴 것에 대해 티레지아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능력을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결국, 영화는 인간의 행복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결정하는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며 불행해질 수 있고,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스스로에게 감사하면 더 없이 행복할 수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