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영국. 70살의 Mrs Henderson(미세스 핸더슨)은 다른 영국 할머니들이 소일하는 자수 같은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남편을 여의고 돈은 많은데, 뭔가 시간 보낼 일이 없을까? 이 할머니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 폐극장을 산다. 그리고 그녀는 역시 한 성격 하는.. 비슷한 나이 또래의 유태인 극장 운영 디렉터를 만나 성공적인 비지니스를 하게 된다. 티격 태격 하다가도 뭔가 중요한 일에 손발이 잘 맞는 이 콤비가 운영하는 윈드 밀 (Windmill) (파리의 물랭루즈 극장을 본 딴) 극장은 영국의 신사적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젊은 여자들의 누드가 나오는 뮤지컬 쇼를 연다.
2차 세계 대전이 터지고, 히틀러가 프랑스를 점령하고, 그리고 런던 시내에 폭격이 계속될 때에도 이 극장은 쇼를 계속하며 젊은 군인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준다. 가벼운 코미디적 요소가 많은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볼 거리는 실제로 존재했던 윈드밀 극장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뮤지컬 넘버들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 보면 야하다는 느낌보다 마치 그리스 시대 조각상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감독 소개

스티븐 프리어스 Stephen Frears

영국 레스터 출신으로 캠브리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런던 로얄 코트 씨어터에서 감독 린지 앤더슨과 배우 알버트 피니의 조수로 일한 뒤 카렐 리즈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발을 내딛게 된다.
프리어스는 직접 주연까지 자청한 알버트 피니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미국 영화의 형사물을 풍자한 <검슈>(71)를 만들며 감독 데뷔하지만 커다란 빛을 보지는 못했다. 이후 84년 두번째 영화 <히트>를 완성할 때까지 프리어스 감독은 13년간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을 하며 경력을 쌓아나갔다.
84년 두번째 영화 <히트>에서 갱스터 스릴러 장르를 인용한 냉소적인 사회비판으로 주목을 끌며 스크린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86년 채널 4의 제작지원금 80만 달러로 완성한 16미리 영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는 스티븐 프리어즈를 일약 영국 뉴 웨이브 감독의 선두주자로 뛰어오르게 하였다. 파키스탄 이민 2세인 작가 하니프 쿠레이쉬와 공동작업하며 인종과 노동계급의 현실을 포착하여 80년대 대처리즘이 지배하는 보수우경화한 영국 사회의 중심부를 뚫고 들어가는 그의 작업은 이후 완성한 <새미와 로지 잠자리에 들다>(87)에서 좀 더 심화된다. 파키스탄 출신의 지식인 새미와 페미니스트 저널리스트인 그의 아내 로지, 그들을 둘러싼 흑인 등, 런던 빈민가의 자유주의적 타인종 커플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 <새미와 로지 잠자리에 들다>는 80년대 영국 사회에 대한 가장 신랄한 풍자극으로 평가받았으며 동세대 영국 감독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가장 사회비판적이며, 가장 개인적인 감독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알란 베넷의 시나리오로 완성한 <귀를 쫑긋 세워라> (87)에서 극작가 조 오튼과 연인이자 결국 그를 살해하는 케네스 할리웰에 대한 호모 섹슈얼 러브스토리로 아웃사이더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를 계속해나간 스티븐 프리어즈는 88년 그의 첫번째 헐리우드 진출작 <위험한 관계>를 완성한다. 드 라크로와의 18세기 소설을 바탕으로 한 크리스토퍼 햄튼의 연극을 영화로 만든 <위험한 관계>에서 스티븐 프리어즈는 앙시엥 레짐 시대를 배경으로 부르주아 문화의 허위의식과 가장을 건축적인 미장센 속에서 풍자문학의 양식으로 그려내며 같은 원작으로 같은 해에 만들어진 밀로스 포만의 <발몽>을 훨씬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었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두번째 영화이며, 마틴 스콜세지가 제작을 맡은 <그리프터스>(90)에서 스티븐 프리어즈는 데뷰작 <검슈> 이래 두번째의 필름 느와르를 완성한다. 짐 톰슨 원작의 음산한 남부 캘리포니아의 가족이야기 <그리프터스>는 미국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가장 통렬하고 비판적인 텍스트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 사회 내에서의 미디어 비판을 수행한 <리틀 빅 히어로>는 여전히 냉소적인 유머를 띄우고 있으나 절반의 실패로 끝났으며, 93년 영국으로 돌아가 BBC 프로덕션에서 로디 도일의 원작으로 한 아일랜드 노동자 계급 가족에 대한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로 <스내퍼>를 완성한다.
96년 다시 헐리우드 자본과 손잡고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고자 한 <메리 라일리>를 그 자신의 시스템을 이끌고 완성하나 헐리우드 장르 영화와 영국 영화의 전통 사이에 선 갈등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직후 BBC의 지원으로 로디 도일의 3부작 중 세번째 이야기 <화물운반차>를 완성한 그는 지금도 여전히 헐리우드와 유럽 작가주의 사이의 경계를 오가고 있는 중이다.


배우 소개

주디 덴치 Judi Dench

데임 주디 덴치는 장년기에 여왕, 집안의 최고 어른, 귀부인 역할을 하도 많이 연기했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덴치 특유의 갈라지는 목소리와 예리한 눈빛, 퉁명스러운 거만함은 갱스터의 애인으로 출연한 「호랑이를 탄 남자(1965)」나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사업가를 연기한 「공포 연구(1965)」 같은 초기작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덴치는 런던의 '센트럴 스쿨 오브 스피치 앤 드라마'에서 공부했고 왕립 셰익스피어극단, 국립극단 등과 함께 런던의 올드 빅 극장에서 공연하는 등 연극 무대에서 왕성한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수십 년 동안 그녀의 영화 연기는 단순히 무대 연기를 확장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1980년대부터는 영화 화면에 등장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녀는 데이비드 헤어의 「웨더비(1985)」와 제임스 아이보리의 「전망 좋은 방(1985)」에서 동년배인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매기 스미스를 보조하면서 엉뚱한 역할을 연기했다. 케네스 브래너가 셰익스피어극을 영화로 옮긴 「헨리 5세(1989)」에서는 퀴클리 역으로, 「햄릿(1996)」에서는 헤쿠바 역으로 카메오로 출연했다. 덴치는 「미세스 브라운(1997)」에서 빅토리아 여왕으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에서 엘리자베스 1세로 주목할 만한 여왕 역할의 테이프를 끊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보여준 8분 동안의 연기는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주었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제임스 본드로 등장한 「골든아이(1995)」부터 007 시리즈의 차돌 같은 스파이 상관 M역을 맡은 그녀는, 대니얼 크레이그가 본드 역을 이어 받은 「카지노 로얄(2006)」까지 계속 남은 유일한 고정 출연진이었다. 그녀가 연기한 만만치 않은 노부인의 역할로는 「아이리스(2001)」의 작가 아이리스 머독과 「헨더슨 부인(2005)」의 로라 헨더슨, 「오만과 편견(2005)」의 레이디 카트린 드 부르 등이 있다. 최근에는 「스캔들 노트(2006)」의 외롭고도 음흉한 교사 연기로 또 한 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면서 여섯 번째로 후보에 올랐다.
켈리 라일리 Kelly Reilly
경쾌하고 톡톡 튀는 발음이 인상적인 영국 배우 '켈리 레일리'는 2002년작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로 얼굴을 알려고,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미세스 헨더슨 프레젠츠〉로 런던 영화 비평가협회 및 엠파이어 어워드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리버틴〉에서 조니뎁과 호흡을 맞추고 〈사랑은 타이밍〉〈스페니쉬 아파트먼트〉 등 프랑스, 스페인 제작의 다국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오만과 편견〉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