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그녀는 악마 [SHE-DEVIL]     

 

오디오 : DD 2.0
화면비율 : 1.85:1
지역코드 : 0. NTSC
상영시간 : 95분
관람등급 : 12세이용가

제작년도 : 1989

줄거리

메리 피션(Mary Fisher: 메릴 스트립 분)는 아름다운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야심만만한 젊은 회계사 밥 팻쳇(Bob: 에드 베글리 주니어 분)을 만나면서부터 그가 바로 이상형의 남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밥에게는 실수로 임신을 시켜 결혼한 루스(Ruth: 로잔느 바 분)라는 아내가 있다. 루스는 매력이 없는 여자. 메리와 밥은 점점 애정을 느끼고, 루스는 '악마같은 여자'로 돌변하여 남편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 감독소개 ]

- 수잔 세이들먼(Susan Seidelman)

미술과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뒤, 잠시 텔레비전 방송사에서 일하다 뉴욕대학원 영화과로 진학했다. 대학원 재학 당시 페미니즘 경향의 단편영화들로 학생 영화제를 휩쓴 뒤, 대학원을 졸업한 지 5년만에 8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저예산 영화 [파편]을 연출, 미국 독립영화로는 최초로 칸느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올랐다. [파편]의 성공에 힘입어 헐리우드에 진출한 세이들만 감독은 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그녀의 두 번째 영화 [수잔을 찾아서]를 만들어 멋지게 성공한다. 이후 세이들만 감독은 가벼운 희극영화 장르에서 성정치학의 비수를 깐 유머를 녹여넣는 재능을 보이며 승승장구한다. '이상형 남성 만들기'라는 원제처럼 쓸만한 남자를 찾아 헤매는 여성이 결국 로봇에서 이상형 남성상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공상과학 코미디 [사이보그 유리시즈](1987), 여주인공이 남성들의 거친 무대인 갱세계에 뛰어들어 펑크족 소녀다운 발칙함으로 암흑가를 발칵 뒤집어놓는다는 내용의 갱스터 코미디 [피터 포크의 마피아], 연애소설 작가에게 남편을 빼앗긴 중산층 주부의 자아찾기를 그린 [메릴 스트립의 작은 악마/그녀는 악마] 등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80년대를 기분좋게 출발했던 세이들만은 90년대 이후 코미디 장르의 관습과 페미니즘적 통찰을 섞기가 여의치 않았는지 예전만한 활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배우소개 ]

-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이제 진부한 표현을 단순하게 진술하겠다. 메릴 스트립은 그 세대에서 가장 탁월한 여배우다. 이 문장에 당신이 좋아하는 최상급 단어를 끼워 넣어도 좋다. 천재 앞에서 전율하라. 무릎을 꺾고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무릎을 꿇고 무릎을 꿇으라. 아마 지금쯤 당신도 그 위대함을 인지했으리라. 그러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충분히 분명하게 느끼지 못했다면 비평계의 증언을 들어 보자. 3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텔레비전과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해 오고 있는 그녀는 아카데미상 후보에만 12번 올랐으며, 「소피의 선택(1982)」과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로 2회 수상했다. 에미상 후보에 3회 올라서 「홀로코스트(1978)」와 「엔젤스 인 아메리카(2003)」로 2회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상에는 20회나 후보에 올랐는데, 「엔젤스 인 아메리카」와 「어댑테이션(2002)」, 「소피의 선택」, 「프랑스 중위의 여자(1981)」,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그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로 6회 수상했다. 그 모든 작품에서 그녀는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역할로 주연, 공동 주연, 목소리 연기를 해 왔다. 「앤트 불리(2006)」에서는 벌레를 연기했고 「죽어야 사는 여자(1992)」에서는 심술궂은 마녀, 「리버 와일드(1994)」에서는 액션 배우가 되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는 악마 같은 패션잡지 편집장,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에서는 여자 탐험가, 「디어헌터(1978)」에서는 작은 마을의 생존자를 연기했다. 그런데 이 목록도 그녀의 연기 경력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동시에 그녀는 다른 유명 배우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데, 한 남자의 아내이자 네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것이다. 1978년에 결혼한 돈 거머와 사이에 자녀 넷을 두었는데, 그중 몇 명은 태내에서 어머니의 일에 동참하기도 했다. 자기 어머니가 언제나 환영받는 영화상 시상식장에 함께 간 것일 뿐이라 해도 말이다. 유명 배우로서 가족에 대한 이러한 전념은 매우 드문 것이다. 이는 안정과 정성과 충실함을 우선시하는 성격을 암시하며, 이러한 특징은 또한 그녀가 자신의 연기에 철저히 준비하게 만든 것이기도 하며, 그 결과 그녀는 일급의 영화 연기와, 간과하기 쉬운 완벽주의적인 장인 정신의 동의어가 된 것이다. 스트립은 전형적인 이스트코스트 사람으로 성장해 한때 오페라 가수를 꿈꿨다가, 바사 칼리지와 예일 대학을 거쳐 마치 운명처럼 배우가 되었다. 억양과 사투리를 흉내 내는 거의 로봇 같은 재주를 타고났고 의상과 분장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진 외양을 연출할 수 있는 그녀가 일구어 내는 노력들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다. 사실상, 그녀의 연기를 묘사하는 데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하게 비판적인 말은 기계 같다는 것이다. 스트립이 연기라는 '생산품'을 찍어 내는 듯하다는 것인데, 그것은 순전히 그녀가 마치 컴퓨터로 디자인이라도 한 것처럼 매 연기마다 새로운 스타일의 화법와 정서적 태도를 만들어 보여 주기 때문이다.

언제나 미묘한 연기자 그녀는 평론가의 관점과 대중의 관점을 나누는 기준이자, 위대한 이들을 숭배의 제단에서 끌어내리기를 좋아하는 자들을 불러들이는 자석과도 같다. 스트립의 진정한 탁월함은 그 연기의 미묘함, 스크린 밖까지 뻗어 나와 곰곰이 되새겨 보는 어느 순간 상상력을 사로잡아 버리는 그 세밀한 표현들에 있다. 죽으려고 작정한 병든 친구를 위해 디너파티를 준비하는 클라리사 본을 연기한 「디 아워스(2002)」에서 그녀가 표현한 감정적 붕괴가 그 한 증거다. 또는 「어둠 속의 외침(1988)」에서 자기 자식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자신을 방어하는 린디 챔벌레인의 초조한 손가락을 보아도 좋다. 아니면 「원 트루 씽(1998)」의 케이트 걸든에게서 모성애의 겉모습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모습, 또는 「실크우드(1983)」에서 노동자 캐런 실크우드의 도전을 지켜봐도 좋다. 이 리스트는 끝없이 늘어 놓을 수 있다. 우리가 그녀의 연기 속에 푹 빠져있을 때나, 그녀가 연기하는 인물을 실제 인물처럼 착각할 때조차도, 우리는 연기하고 있는 스트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한다. 바로 이 점만으로도 그녀가 어떤 배우와도 다름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사실 나이 든 여배우를 위한 주요 역할이 매우 적음에도 중년이라는 나이는 그녀의 능력을 감퇴시키지 못했고, 스크린에 등장하는 빈도를 낮추지도 못했다. 20년 동안 꾸준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그녀야말로 진정한 슈퍼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