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초현대적인 인텔리전트 빌딩의 17층 사무실에서 이 그룹의 회장이 익사체로 발견된다. 벽난로조차 없는 실내에서 고온의 불 아래에서나 가능한 전신탈수증인으로 발견된 어느 여인의 사체. 희생자들 사이의 공통점은 뇌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었다는 것과 모두 환각 상태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 뿐이다.

곤경에 처한 대만 경찰은 미국 FBI에 도움을 청하고, 프로파일의 전문가인 특수요원 케빈 리히터가 파견된다. 동료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가족들이 신변 위협을 받고 나서, 이혼을 당한 경험이 있는 황형사는 아픔을 잊고자 수사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그는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케빈의 파트너가 되어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황은 리히터를 도우면서 자신의 수사본능으로 이 사건이 종교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게 된다. 이 연쇄살인 사건이 영원한 불멸을 꿈꾸는 어느 광신도 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지어질 무렵, 황형사는 광신도 이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황형사 또한 어떤 초자연적인 힘을 느끼게 되는데...

작품해설

- (더블 비전)의 압권은 뭐니뭐니 해도 쌍동(동공이 두개인 눈)을 가진 아기. 미국의 특수효과 팀이 만들어낸 이 아기는 촬영 당시, 동양의 신생아 치고는 너무 커서, 동양 스텝진을 경악케 하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 그야말로 무서운 아기였다.

- 대만 특유의 도교 문화가 진하게 녹아든 (더블비전)은 동,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영생과 도를 믿는 사람들을 얼마나 흔히 만날 수 있는가. 종교의 선택이 점점 넓어지는 요즘, 길거리 선도를 생각케 한다. “도를 믿으십니까?”

Cast&Crew

* 감독 / 첸 쿠오푸
1958년생인 첸 쿠오푸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닌 다재다능한 대만 감독이다. (스쿨걸)(1989)로 데뷔한 이래, (보물섬)(1993)으로 로카르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은 감독으로 명성이 높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기대주로 꼽히는 첸 쿠오푸 감독은 1999년작 (청혼광고)로 대만의 금마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하여 5개의 상을 휩쓸었으며, 칸, 토론토, 로테르담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더블 비전)은 2002년 부산 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 주연
- 양가휘 / 황 호우투 역
1991년 (연인)으로 전세계 여성들의 ‘연인’이 된 배우 양가휘.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우아한 고독남 그 자체인 양가휘는 섹시하면서도 외로운 그만의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오랫동안 여성팬들의 마음에 머물러 있는 배우이다. 왕가위 감독의 불멸의 명작 (동사서독)에서도 차가우면서도 여유로운 카리스마로 ‘동사’를 연기해 ‘서독’으로 분한 장국영을 연기면에서는 앞섰다는 평을 받으며, 범상치 않은 인상을 남긴다. (영웅본색 3)나 (신용문객잔) 등 평범한 홍콩 배우로서의 길을 가다가도 다른 배우들은 꺼리는 독특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주요작품 : (감옥풍운) (영웅본색3) (연인) (신용문객잔) (동사서독)

- 데이빗 모스 / 케빈 리허터 역
우리에게는 지적인 이미지로 익히 알려진 배우 데이빗 모스. 일찌감치 미국의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진 그는 영화는 물론 TV, 연극 등에서 연기력을 고루 인정받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하나이다. (컨택트)에서 외계 세계와의 조우를 꿈꾸는 어린 딸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아버지, (그린 마일)에서 톰 행크스의 충직한 동료, (프루프 오브 라이프)에서는 멕 라이언의 상대역으로 납치범들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는 엔지니어가 바로 그다. 또한 (어둠 속의 댄서)에서는 가정의 안정을 위해 이웃의 돈을 훔치는 남자의 갈등하는 내면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