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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파리를 사로잡은 섹시한 두 매력덩어리!!
케이트 허드슨과 나오미 왓츠의 프랑스 남자 꼬시기!!
프랑스 남자? 흥! 넘어올 수 밖에 없을걸~


다이앤 존슨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프렌치 아메리칸>은 고전적인 '파리의 미국인' 테마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와 미국의 문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큰 충돌이 없어 보이지만, <프렌치 아메리칸>은 대화상의 실수와 상황에 맞지 않는 옷차림, 로맨스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 등 두 문화 간의 이질성과 충돌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칫 심각하고 어두워 보이는 이러한 문화적 충돌은, 케이트 허드슨과 나오미 왓츠라는 신선한 마스크의 두 스타와, 작가의 재치와 위트로 무장된 진부하지 않은 발랄함으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으로 단번에 스타 반열에 오른 케이트 허드슨의 엽기발랄한 모습을 기억하는 영화 팬들이라면 <프렌치 아메리칸>에서 그녀의 세련된 변신을 기대해 볼만 하다. 파리에 갓 도착한 전형적인 아메리칸 아가씨가 점차 세련된 파리지엔느의 모습으로 변신해 가는 과정은 영화의 주제 중의 하나이자 눈 여겨 볼만 한 즐거운 볼거리이기도 하다. 미국적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파리지엔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가 아메리칸의 사고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파리지앙 남편의 프랑스식 로맨스로 이혼 위기에 놓인 록산느 역은, '데이빗 린치가 돌아왔다'는 극찬을 받은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 받은 나오미 왓츠가 맡았다. 신선하고 활력 넘치는 이 두 여배우가 아메리칸 자매로서 파리에 적응해 가는 "프랑스 적응기" <프렌치 아메리칸>은, 그녀들의 매력적인 외모만큼이나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세련되게, 그리고 순수하게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실용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에서 패셔너블한 프랑스 스타일까지...
당장이라도 따라 하고픈 프랑스식 세련미의 결정판!
프랑스식 패션 따라잡기!!!



<프렌치 아메리칸>에서 프랑스인과 미국인의 문화적 충돌을 보여주는 주요인물 중의 하나인 이사벨의 변화의 키는 예술과 음식, 로맨틱한 관계가 아니라 바로 패션이다. 머천트 아이보리의 영화들 속에서 의상은 인간 사회를 보는 영화의 관점을 표현해 내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사벨과 록산느의 변화하는 감각에 주목할 만하다. 이사벨은 블루진과 캘리포니아 블라우스를 입고 파리에 도착하지만, 파리에서의 시간이 흐를수록 맵시 있는 헤어스타일, 심플한 미니스커트, 까만 선글라스, 프랑스 스타일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술적으로 묶인 스카프를 이용하여 그녀 자신만의 팜므파탈 패션을 개발해낸다. 이사벨에게 있어서 또 다른 패션 요소는 미국 여성들이 가장 많이 갖고 싶어하는 프랑스제 란제리이다. 속이 비치는 캐미솔에서부터 슬림 코르셋, 블랙 레이스 가터벨트까지 이사벨은 아무 두려움 없이 이 물건들을 사며 태연하게 에드가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사용한다. 프랑스 여인들에게 속옷이라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파리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란제리샵은 프랑스 여인들의 밤시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속옷은 어머니에게서 딸, 그리고 손녀에게로 유혹의 미를 전하는 매개체이자 자신을 치장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 하나인 것이다. 반면에 이사벨의 블랙 레이스 가터벨트에 에드가가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프랑스 남성들이 얼마나 보여줌의 미학에 취해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록산느의 옷도 180도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녀가 이사벨 근처에 있을 때는 좀 더 자유스러운 미국식의 캐주얼 스타일을 입지만, 시어머니인 수잔 곁에서는 여러 가지 가보로 치장된 드레스를 입는다. 유물로 전해지는 비싼 보석은 특정 프랑스 여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선망하는
가장 프랑스적인 단면이 엿보이는 패션소품


선택 받은 소수만이 소유하는 시가 1억 8천불 짜리 에르메스 켈리백
이 영화의 주된 패션 스타 중의 하나는 바로 이사벨이 에드가에게서 받게 되는 "켈리백"이다. 이사벨은 알아채지 못하지만 이 가방을 메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이다. 50년대에 에르메스가 처음 만들어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을 딴 이 가방은 시가 약 1만 8천불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몇 개밖에 생산하지 않는 희귀한 명품이다. <프렌치 아메리칸>에서 켈리백은 매우 중요한 상징 코드 중의 하나이다. 이것은 바로 에드가의 움직이는 표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이 가방은 항상 그와의 밀애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인 셈이다. 이사벨은 시도 때도 없이 자랑스럽게 여기저기에 켈리백을 메고 다님으로써, 프랑스 패션의 세련된 감각을 깨뜨려 더욱 심각한 문화적 혼돈을 일으킨다. 그녀가 크고 빨간 악어가죽 가방을 들고 오페라에 등장했을 때 에드가가 이를 지적하는 장면은, 에드가의 프랑스적인 감각과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태도를 분명히 나타낸다. 하지만 이사벨은 반대로 그가 요란을 떠는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 이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켈리 백은 총을 담은 채 에펠 타워에서 던져지면서 운명을 다하게 된다. 이 장면은 프랑스 영화인 알버트 라메리세 감독의 을 패러디 한 것이다.

프랑스 패션의 진정한 미의 완성 스카프
<프렌치 아메리칸>에서 더 나이든 프랑스 여성인 경우, 예를 들면 이사벨의 보스이자, 에드가의 옛 연인인 램지는 액세서리에 중점을 둔다. 프랑스의 특정 세대에 있어서 패션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보석과 스카프이다. 프랑스 여인들은 모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고 할지라도, 화려한 스카프와 멋진 신발로 자신만의 포인트를 강조한다. 보여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프랑스 남성들은 모든 연령대와 타입에 상관없이 그것들을 소중히 여긴다. 이사벨은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스카프는, 에드가의 프랑스식 로맨스에서 이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켈리 백이 에드가의 로맨스의 시작이라면 스카프는 애인에게 선물하는 마지막 선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