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모스크바. 영사 기사인 이반(톰 헐스 분)이 결혼한 날 밤 KGB는 그의 이웃을 끌고 간다. 한 시간 후 그들은 다시 찾아와 아무 잘못 없는 그도 끌고 간다. 그러나 그는 사형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웅인 스탈린을 위해 영사기를 돌리는 영광을 부여 받아 스탈린의 '내부 조직' 즉 '이너 서클(The Inner Circle)'의 한 사람이 된다.
이반의 부인인 아나스타시아(로리타 다비도비치 분)는 끌려간 이웃의 부인이 돌아버리자 그의 딸인 카치아(비라 에크로이모바 분)를 입양하려 한다. 그러나 반동분자로 찍힌 자의 딸을 입양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고 이반이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결국 이반에 대한 스탈린의 신임이 두터워짐과 동시에 아나스타시아는 카치아(10세: 마리아 바라노바 분)를 몰래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이반에게 있어 스탈린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그런 신적인 존재였다. 그 후 2차대전 당시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자 스탈린과 내부조직 인사들은 피신을 한다. 기차 안에서 아나스타시아는 하녀로 임시 고용되는데 KGB인 베리아(밥 홉킨스 분)의 환심을 사버려 그와 동행하게 하고 이반은 크렘린으로 되돌아가라는 지시 하에 혼자 귀향한다. 1년 후 아나스타시아는 베리아의 아이를 갖게 되나 이반은 모든 것을 용서하고 그녀를 극진히 보살펴준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과 카치아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목을 메어 자살하고 만다. 세월은 흘러 카치아는 16세(베스 메이어 분)가 되어 이반을 찾아온다. 그녀는 무척 착하지만 이미 어려서부터 철저한 세뇌 교육으로 스탈린을 신처럼 떠받들고 있다. 이반은 처음에는 그녀를 모른다고 부인하나 나중엔 하루 동안 따뜻하게 보살펴준다. 하지만 스탈린에 대한 충성심과 아내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전자를 택하여 삶의 의미를 상실한 그에게 있어, 카치아는 자신에게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다음날 카치아는 떠나고, 며칠 후 스탈린이 죽는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묻기 전 하루 동안 박물관에 배치하는데 이 당시 군중에 밟혀 죽은 사람의 수가 수천이 될 정도로 막대한 사람들이 오고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투입된 이반이 이 군중 사이에서 카치아를 본다. 그는 사람들의 어깨를 밟아가며 카치아에게로 가서 그녀를 군중으로부터 구해내고 다시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며 죽을 때까지 아버지로써 돌보아 주겠다고 맹세한다.

이너 써클(Il Proiezionista 혹은 Ближний круг)은 대숙청이 한창이던 공포의 시기 1938년부터 대조국 수호전쟁이 끝난 후 스탈린이 죽는 1953년까지를 그리고 있는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고뇌를 깊이 있게 조명한 이색적 휴먼 스토리. 러시아 출신의 망명 감독 안드레이 콘잘로프스키가 모스크바 현지에서 로케이션 한 이 작품은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결혼 생활까지 희생하며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스탈린을 숭배하고 사랑했던 한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신격화된 옳지 못한 영웅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과 희생을 주는 지 흥미 있게 묘사하고 있다.<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역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던 톰 헐스를 비롯해 러시아의 일급 배우 로리타 다비도비치, 봅 호스킨스 등이 열연했다.
이 영화는 모스크바의 크렘린 내부를 영화화한 첫 메이저 영화로서 화제를 모았다. 크렘린 내부와 KGB 본부, 히틀러가 스탈린에게 선물한 기관차 등이 처음 공개되었으며 붉은 광장, 푸런지 학교 이외에도 많은 장소에서 현지 로케이션되었다. 또한 콘잘로프스키 감독은 이 영화 소련 해체 직전에 현지 촬영로케 중 고르바초프를 축출한 쿠데타가 터져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제작진은 쿠데타군의 총격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긴 골수 공산주의 보수파로서는 그들의 영웅인 스탈린과 스탈린 시대를 격하하는 이런 영화를 찍는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