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Incubation 원한으로 지나이다
이번 영화의 오프닝 곡 입니다. 전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한이 서려있는 이미지를 담아 달라고 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늘 그렇듯 제가 가사를 썼는데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그나마 일본의 고어인 야마토고토바에 대해 인터넷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쉬워지기는 했지만 민요 화음은 지난번과 같은 분들께 부탁 드렸습니다. 이 분들만이 고유의 분위기를 표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74명의 여성 민요 가수 분들께 부탁해서 4번에 걸친 더빙 끝에 곡 후반부를 더욱 웅장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둘. Civilization River of Crystals
작품 속에서는 토구사의 차 속에서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곡으로 설정 되어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기 때문에 스토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가사도 영어로 만들었구요. 영어 가사는 직접 쓰지 못하기 때문에 사카모토 미우(띯- {"덶)씨에게 부탁해서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셋. Abyss ATTACK THE WAKABAYASHI
바토 일행이 야쿠자를 소탕하려고 그들의 사무실을 덮칠 때 나오는 곡 입니다. 처음에는 영상과 맞추려고 더욱 긴박감 넘치는 화려한 멜로디를 썼는데 저도 그렇고 오시이 감독도 그렇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코메디도 아닌데 웃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 그래서 심플하게 바꿔보았지요(리듬은 화려하지만). 작품 전체의 세계관을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었어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넷. Confusion 새로운 세상에 신이 모였나니
오프닝곡의 다른 버전입니다. 이 경우에는 영상과 완전히 일치되는 느낌도 그다지 좋지 않고 전혀 맞지 않는 것도 어색하다 싶어 부분적으로만 일치 시켰습니다.

다섯. Sabbath THE DOLL HOUSE 1
진짜 오르골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역시 마음처럼 되지 않더군요. 오르골(80변 짜리)의 구조까지 이해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간신히 오르골 소리를 따고 나서 태국 민속 악기와 실로폰 등을 입혀 녹음을 한 뒤 오오타니의 채석장에서 완성 시켰습니다. 최근의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면 간단히 시뮬레이션 할 수 있지만 넓은 공간의 느낌을 담고 싶어 일부러 오오타니에서 녹음을 했습니다.

여섯. Rumble 여명의 빛은 황천에서 기다린다 하더이다
매우 긴 곡이라서 듣는 사람도 힘들겠지만 만들기도 힘들었습니다. 'Killers(16분30초!)' 보다는 짧지만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32비트 리듬의 큰 북은 큰 북 연주자인 모토후지 히로시 씨가 맡아주었습니다. 예전에 TV에서 모토후지씨를 보았는데 리듬이 매우 정확했고 또 북의 음색이 이 곡과 잘 맞을 것 같아 부탁했습니다.

일곱. Pathos Follow Me
원곡 [Aranjuez]는 전세계의 유명한 음악가들에 의해 편곡 되거나 연주되고 있는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그러한 작품을 편곡한다는 점에서 얼마간 부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큰 북 소리와 종소리 까지 사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완성되기까지 어떤 곡이 나올까 정말 떨렸습니다. 간주 부분에서 나오는 현악기는 전작에서 사용했던 것인데 오시이 감독의 요청으로 이번에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발가벗은 채 대중 앞에 서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덕택이었던 것 같습니다.